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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과 물안개, 그리고 물에 잠긴 왕버들의 반영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는, 그리하여 사진하는 사람들로 부터 
성지로 불리워지기까지 한다는 주왕산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주산지의 모습이다.

마음 속으로만 그리던 그 현장을 주왕산 등반을 겸해
찾아가기는 하였으나, 이미 그런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시간은 너무나 많이 지나 있었다.






청송군 부동면 소재지인 이전리 마을에서 약 3km 지점에 위치한
주산지는 농업용수, 가뭄 대비용으로 조선 숙종46년에 축조된
길이 100m, 너비 50m, 3만3057㎡ 규모의 인공저수지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30여종의 버드나무 중에서
키가 크고 잎이 넓은 것을 왕버들이라 불렀는데, 
이곳 주산지와 왕버들의 조화는 표현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같은 느낌이다.
이곳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저수지 속에는 약 150년생의 능수버들과 왕버들 
3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데 주위의 울창한 수림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랫줄기가 물속에 잠긴 채 수면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그로테스크해 보이기까지 한다.






                               몇 년을 이렇게 자라왔을까.
                               분명 짧은 시간만은 아닐터...
                               그래서인지 그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감동이 전해진다.






                               깊어가는 가을은
                               이곳 물 속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촬영지로 한때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비록 근사한 안개와 수면 위의 반영은 없을지라도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멋진 풍경이다. 






울긋불긋, 현란한 색으로 어지럽다.
수면위로 바람의 흔적이 가볍게 스쳐지나가면서 
흐트러진 반영이 이 가을을 더욱 더 현기증나게 한다.






비록 인공적으로 조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랜 세월로 인해 이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자연이 되어 버렸다.
분명 이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리라.
그리 크지않은 규모이지만 지금까지는 아무리 가물어도
바닥을 드러내 보인적도 없다고 한다.
이 역시 자연의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저수지 한쪽으로는 100m 남짓한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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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데... 사진을 찍고나서도 부끄럽기 그지없다.
물론, 사진의 질적인 면 만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던 것에 대한 자기반성이자 변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