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또 다른 날, 그 곳을 다시 찾았다.

쇠오리 한 마리가 세상구경을 나왔다.
보이는 건 한가로움,
보이지 않는 건 바쁜 발놀림.








물에 닿일듯 말듯,
쫓기듯 미끄러져 달아나는 흰뺨검둥오리.








무질서하게 날아 오르는,
아마도 무언가에 놀라 급히 달아나는 모습같다.
아무런 목적지도 없이...








그리고 이 넘들은 목적지를 향하는 것일터이고,
맨 뒤의 넘은 힘이 부치는지 입을 벌려 무언가 소리지르고 있다.
아마도 속도를 좀 줄여달라고...








날으는 데도 품격이 있다.
우아한 날개를 한껏 펼치고 불어오는
맞바람을 즐기는 노랑부리백로.








뭔가 심술이 난 모양이다.
두 마리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한동안 티격태격하더니
결국 한 넘은 그냥 달아나고 만다.








낯선 침입자를 감지하고
급하게 자리를 피하는...








조용한 듯, 결코 조용하지만은 않은
이 곳, 우리 곁에
이들도 함께 살아 숨쉬고 있다.

대구의 금호강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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