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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몸을 식히기라도 하듯
나뭇잎들은 그대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낙엽들만이 수면 위로 떨어져 내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 위로 떠받들고 있는 여타 풍경들도 그러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물은 상대를 비추어주는
조그마한 거울이 되어주기도 한다.






수면 위로 앙상하게 변해버린 가지가 조심스럽게 몸을 내밀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본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해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초라해진 모습에, 차라리 지나가는 바람의 힘을 빌어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렸으면 하는 심정일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람은 무심하게도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고요히 숨만 죽이고 있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 가을은 오롯이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자연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듯  
끊임없이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굳이 눈을 뜨고 바라보지 않아도
가슴만 활짝 열려 있다면... 
그들의 대화, 아니 이 가을의 소리 조차도
그대로 마음에 와 닿을런지도 모른다. 






가을의 마법이라고나 할까.
일렁이는 바람을 따라 마음도 함께 흔들리고...






박제된 영혼들은
가을의 끝에서 겨울을 예감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새삼스럽게도
                               삶에 대한 의미를 반추해 보게 되는 이 계절,
                               비록 짊어지기 버거운 삶의 무게가 있다 하더라도
                               기꺼이 끌어안고 가야만 하는..  
                               그것 또한 삶의 일부이자 현실임을 자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을은 인간들의 무거운
                               한숨소리를 뒤로 한 채 그저 무심하게 스쳐 지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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