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텃새인 참새가 녹지면적이 줄어들면서
살곳과 먹이를 잃어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뿐 만 아니라 박새, 까치도 마찬가지라는데,
그들이 떠난 자리는 이제는 비둘기가 차지하여
그 배설물 등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허긴, 언젠가 이맘때에는 길가의 포장마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주꺼리로 참새구이가 있었는데 이제는 찾아볼 수 없으니
그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빈정대는 투의 말중에는 '참새처럼 살코기도 얼마 없으면서
재잘대기는'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처럼 몸통에 비해 살점이 아주 적은,
그래서 더욱 고소하고 더 특별한 맛으로 기억되는...
그러나 이제와서 어쩌랴,
그것은 이제껏 자연을 경시한데서 온 당연한 귀결이며
인과응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을...
이제와서야 새삼 그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렇거나 말거나 지금 그들의 날갯짓은 무척이나 활기차다.
이들 참새는 무리를 지어
이곳에서 저곳으로 부지런히도 돌아다닌다.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지 여럿 모이니 꽤나 시끌벅적하다.
몸이 작아서 그런지 빠르기는 또 얼마나 빠른지...
같은 자리서 만난 닮음꼴을 한 새.
왼쪽은 일본에서만 분포하는 고유종인 검은등할미새.
오른쪽은 얼굴로 보아 알락할미새로 보이는데
이놈은 부리가 희다.
한 떼의 큰기러기들이 날아 올랐다.
이들은 수시로 제방을 넘나들며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 먹이를 찾아낸다.
이 저수지 주위에는 꽤 넓은 벌판이 자리하고 있어
이들에게 아주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수시로 날아 오르는 이유를
수온이 차서 몸의 체온을 높이기 위한 것에도 있지 않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물론, 이들 물새종류는 꽁무니의 기름샘에서 기름이 분비되어
몸이 물에 젖지 않으며 그 외에도
체온을 유지하는 두 가지의 다른 장치도 있다고는 하지만...
흰죽지 수컷이 열심히 헤엄치면서 뒤를 돌아보고 있다..
특히 불을 켠듯한 붉은 눈동자가 인상적이다.
이들의 몸 빛깔은 수컷의 경우 머리와 목은 붉은 갈색이고
가슴은 검정색, 날개와 몸통은 회색이며
암컷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갈색이고 날개와 몸은 회색이다.
또한 눈은 수컷은 루비색이고 암컷은 갈색이다.
흔한 겨울새 중 하나인 쇠기러기가
머리 위로 가까이 날아 올랐다.
지금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들판으로 가는 중이다.
다시 자리를 옮겨 동판저수지로 가 봤다.
그 근처에 있는 조그만 연못에는 수초가 빽빽하다.
큰기러기 한 무리가 비교적 한산한 이 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낯선 침입자가 친한 척 살며시 다가가자
오히려 살금살금 자리를 피하기 시작한다.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앙증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어느정도 한계를 넘어섰는지
그만 저 멀리로 날갯짓을 하고야 만다.
인간들 하고는 절대 상종 않겠다는 듯...
드넓은 저수지 한 쪽에 서서 앙상한 몸을 곧추세우고 있는
외로워 보이는 나무 한 그루.
아마도 그의 친구는 바로 이들 동물이 유일하리라.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는지 서둘러 급하게 몸을 피하는...
야! 얼굴 좀 보자. 넌 뭐니?
추운 겨울이 온건,
따뜻한 봄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때가되면 앙상하던 가지에는 새싹이 움틀것이고
때가되면 또 그렇게 땅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썩어갈겁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그런것이겠죠.
살아가는게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삶이란 것은 항시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지만
수시로 불쑥 찾아오곤 하는 크고 작은 시련...
때로는 조급함을 버리고
조용히 인내하며 기다려 보는 것도
닥쳐온 어려움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지혜일듯 싶습니다.
시련뒤에는 항상 행복이라는 얼굴이 미소짓고 있는 법이니까요.
한 해를 보내는 소회는 모두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
어린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픈 마음에 가슴이 설렐것이고
나이든 사람에게는 어쩌면 그것은 공포의 대상이 될른지도 모르죠.
그건 그렇다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해당되는 건
미래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질거라는 것이죠.
그 대상에 따라 누군가는 우울해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기대감에 벅차할 겁니다.
어렵더라도 희망을 가슴에 가득히 품고 살아야 합니다.
다가올 그 희망을 느끼는 순간 시련은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어떠한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희망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말이겠죠.
그것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닌,
바로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요.
불행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해하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봤을 때 결국 행,불행은 손등과 손바닥처럼 양면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의 차이라는 말이죠. 현실을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하는...
지난 한 해가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두서없이 지껄여봤습니다.;;;
새해를 향한 좋은 계획, 많이들 세우시고
그 계획들을 성취하시어 보다 더 행복이 가득한 날들이 계속되시길 빌겠습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지난 한 해동안
보잘 것 없는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정말 몇 안되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성탄절을 따뜻하게 보내시고, 다가오는 2009년 새해에는
보다 더 행복해지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러기나 오리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는 맨앞에 위치하지만,
장거리 비행시 리더가 지치면 경험많고 힘센순으로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비행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이 지난 10월 17일,
이곳 우포 따오기복원센터로 입식하여 적응중이라는데,
머지않아 이곳을 터전으로 멋지게 비상하는 따오기의 모습도
볼 수 있을 테지...
마냥 물위에서 노는 것이 따분해져서일까.
두 무리가 날아올라 서로 교행하고 있다.
아마 보이진 않지만, 서로 다정한 눈인사 정도는 주고 받았으리라.
가끔씩 이 정도의 무리들이 그룹을 이루어
하늘을 한바퀴 빙 돌기만 할 뿐,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간다.
그러나 해가 뉘엿해져도 대규모의 비상은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다.
마음이 점점 초조해진다.
어느새 주위는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햇빛을 등진 그들의 몸짓이 아름답다.
서서히 해가 기울어져 긴 그림자를 드리우더니
급기야 수면위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물새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끝내 볼 수 없었다.
빛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도 이에 아랑곳 않고
무자맥질이 계속되는 이곳 우포는 끝내 잠들지 않았다.
우리가 떠나고 난 후, 그 언제까지라도
그들의 일상은 이렇게 계속 반복될 것이다.
- 큰 맘먹고 네 개의 늪을 다 돌아 보았다.
초기에 쪽지벌에서 길을 헤메는 바람에 제법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쪽지벌의 토평천에는 곧바로 맞은 편으로 건너가는 길이 없다는 것,
그래서 결국은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했다는 것.)
그만큼 에너지도 소비되고 한 바퀴 다 돌아 볼 때 쯤엔
거의 탈진직전 까지 이르렀다는 것...
허긴, 애당초 사전정보도 없었고,
그렇다고 차로 이동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으니까...
■ 2코스 (왕복 3시간 소요) / 세진주차장 - 대대둑 - 배수장 - 토평천 - 사지포늪. 우포늪 사이 둑길.
억새밭과 겨울철새, 버들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 3코스 (왕복 2시간 소요) /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 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장재마을에 하차해
늪을 따라 들어온다.
초입에서 길의 오른쪽에 우거진 왕버들 군락과 가시연 군락(7~10월),
소목마을의 나루터도 볼 수 있는데, 주민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곳이다.
■ 4코스 (왕복 2시간 소요) /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우만마을에서 하차해 들길을 따라 가다 가마골마을 앞에서 수로를 따라 들어간다.
늪의 역사와 형성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코스이다.
■ 일주코스 (왕복 4시간 소요) / 우포늪의 전체를 볼 수 있으며
세진주차장에서 우포늪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쪽지벌, 목포늪, 우만마을,
장재마을, 소목마을, 주매마을, 대대둑을 돌아 오는 마스터 생태감상이다.
이들의 또 다른 대형(隊形)이다.
하늘을 나를때의 모습과 같다.
희안하게도 자기위치를 미리 정해놓은듯
그렇게 잘도 맞춰간다.
어찌보면 맨 위의 모습은 여유롭게,
그리고 바로 위의 모습은 다소 공격적으로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여러새들이 V자 대형으로 다니는 이유는
매나 독수리같은 새들의 공격에 대비해
몸집이 커보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하며,
앞에 있는 새로부터 양력(위로 뜨는 힘)을
받아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단다.
이미 과학이란걸 궤뚫고 있는
그들의 생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결코 만만하게만 볼 놈들이 아닌것 같다. 절대로...
백로는 새하얀 색깔때문인지
아니면 아주 많은 개체가 아니어서인지
어느곳에 있더라도 눈에 쏙 들어온다.
중대백로.
한동안 그렇게 움직임이 없기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이내 눈치채고 황급히 자리를 피해버리는 중대백로.
그 발밑으로 보이는 외따로 떨어진 미운기러기새끼는
마냥 유유자적이다.
어찌보면 그를 향해 달려드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는 데도 말이다.
길을 걷다보면
구석구석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푸드덕하고 날아오른다.
당연하게도 새들이 먼저 놀라 달아나는 것인데
오히려 불청객이 더 놀라고 만다.
돌발상황에 놀라 멈칫거리다 보면 그들은 어느새
저 멀리 시야에서 멀어져 있고...
구석마다 이놈들은 빠지지 않는다.
어딜봐도 이넘들이다.
큰기러기.
우포의 동쪽에 위치한 사지포(모래벌).
다른 곳과는 달리 늪 가장자리에
말라버린 연(蓮)줄기가 보인다.
이곳 네 개의 늪 중에서 가장 색다른 풍경이다.
마치 추수를 앞둔 가을의 들판같다.
네 개의 늪 모두가 모래나 뻘이 있지만
사지포늪은 모래가 많이 있어서
'모래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얼핏보면 백로만 있는 한적한 곳 같지만 클릭해서 보면
이 곳도 결코 아주 조용한 곳만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우포의 동쪽 늪지대.
늪의 바닥에는 죽은 식물들이 쌓여있어,
흔히 생각하는 늪처럼 발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마침내 종착지에 근접했다.
대대제방에 올라서자 큰기러기로 보이는 새들의 무리가
한 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