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石門).
바위와 절벽 사이로 자연적인 출입구가 형성되어 있어
석문이라 붙여졌다.
이곳을 통과하면 이 골짜기의 또 다른 세계, 곧 선경(仙境)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석문이라는 글씨가 바위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산수정(山水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그 사실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최근 그 곁에는
조그마한 정자가 하나 들어섰다.
그러나 원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산수정은 1893년 각남면 진사인 소강(小岡) 최익주(崔翼周, 1851~?)가
창건한 정자로, 고을의 인사들이 산수계(山水契)를 만들어
사계절 이곳에서 시를 짓고 읊었다고 한다.
이곳을 시정(詩亭)골이라 부르는 것은 여기서 유래한다.
1962년, 남산계곡에 있던 퇴락한 산수정의 목재와 기와를
화강지 언덕으로 옮겨와 화악루(華岳樓)를 지었다.
유하담(流霞潭).
'유하(流霞)'는 '신선이 마시는 좋은 술'이라는 의미도 있고,
글자 그대로 '흐르는 노을'을 뜻하기도 한다.
이곳의 경치에 취해 술을 마시면 그 술이 바로 유하주일 것이요,
햇살에 금빛 노을처럼 일렁이는 물결을 품었으니 그 또한 유하담인 것이다.
계곡과 정자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아마도 녹음이 짙어지면 또 다른 풍경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누각.
조그맣게 조성된 광장에는 이제껏 거쳐왔거나 앞으로 마주치게 될
명소들을 알리는 표지석이 놓여있다.
남산계곡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소(沼).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의 지형은 대체로 완만하다.
따라서 웅장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아기자기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기러기가 내려앉은 형상의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낙안봉(落雁峯).
낙안봉 일대는 큰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기러기 형상의 바위에 글을 새겨 놓았다.
이는 중국 화산의 남쪽 봉우리가 낙안봉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한다.
금사계(金沙界).
'더 이상 세속(世俗)의 유람객은 올라오지 말라'는 뜻을 품고 있다.
금사계는 불교 용어로 '금모래가 펼쳐진 세계'를 의미하며
관세음보살의 주거처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 계곡 위쪽에는 신둔사가 위치해 있다.
금사계 맞은편 높은 바위에는 주자가 지은 '무이구곡가' 중
제8곡의 마지막 시구에서 빌려온 '막언차지무가경
자시유인불상래(莫言此地無佳景 自是遊人不上來,
이곳에 아름다운 경치가 없어 유람객이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
말하지 마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취한 것으로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음을 말한 것이다.
이 금사계를 끝으로 위쪽으로는 신둔사로 향하는
포장도로와 연결된다.
이 외에도 연주단(聯珠湍), 일감당(一鑑塘), 옥정암(玉井巖),
용항 등의 볼거리와 글씨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외형상 이곳 남산계곡은 다른 여느 계곡과
크게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속에서 지난날 우리 옛 조상들의 풍류와 정취를
발견하고 그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다소 의외였다.
이 밖에도 이곳 인근에서는 보조국사가 손수 심었다는 수령
800여 년의 은행나무가 있는 적천사를 비롯, 죽림사 등
신라 고찰과도 만날 수 있다.
특히 남산계곡 초입에 있는 석빙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청도읍성, 향교, 도주관 등
선조의 얼이 담긴 문화유적들을 함께 탐방할 수 있다.
▶ 관련 / 2011/07/12 - [Travel] - 청도 - 청도읍성, 선정비군, 석빙고, 도주관, 척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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