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속에서 여름은 여름이었지만 진정한 여름의 분위기는
느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덕분에 자연은 풍족해지기만 했고,
비로 인해 한동안 다니지 않은 산길에는 잡초가 무성히 자라 있기도 했다.
바다 역시 한결 여유로웠다.
그러나 그런만큼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의 한숨소리는 커져만 갔다.
올해도 예외없이 장마가 찾아왔다.
하지만 장마는 이내 물러가버리고 그 뒤를 이어
불볕더위가 따라 들어왔다.
장마가 끝난 지난 20일부터 더위가 계속되면서
역대 기록을 뛰어 넘은 것이 아니냐 할 정도로
더위가 더 크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날씨에 대한 일종의 착시효과라고 한다.
체감 온도와는 달리 실제로는 기록을 경신할 정도의
더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올해의 더위는 6월 가뭄으로 중국 대륙이 일찍 가열된 데에다 일본
쿠로시오 난류가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 장마가 중부지방의 경우 예년의 32일보다 짧은 19일에 그쳐
더위가 길어지게 되는 점도 있고, 올 여름 더위가 다소 견디기 쉬웠던
지난해를 건너뛰어 사실상 2년만에 돌아오는 여름으로 받아들여지기
까지 하면서 실제보다 더 덥게 느껴진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연일 폭염특보가 강화되고 있다.
마치 장마에 밀려나버렸던 지난해의 앙갚음이라도 하려는지
말 그대로 찜통더위라 할 정도로 푹푹 삶아댄다.
참고로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 이상, 폭염주의보는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발령되며,
열대야는 밤 사이(18:01~ 익일 09:00) 최저기온이 25℃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에 의하면 8월초 이번 폭염이 절정을 이루고 8월 중순까지는
무더위가, 그리고 9월 상순까지는 늦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 한다.
당분간은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기상관측 이래 우리나라의 최고기온으로는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이며, 특히 역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되고 있는 1994년
7월에는 강릉, 밀양, 산청, 영천, 합천 등 무려 5곳에서 40℃에
육박하는 고온현상을 보였다고 한다.
그 해 대구에서는 22일 연속해서 35℃를 웃돌았고 최고기온은
39.4℃까지 올랐다고 한다.
물론, 바로 오늘(7월 31일)만 하더라도 경산 하양읍의 자동기상관측장비는
낮 최고기온이 40.6℃로 측정되어 올 여름들어 가장 더운 날을 기록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6년 7월 관측 표준화사업으로 전국 549개 지점에
설치된 것 중 하나이기에 기상관측이래 최고기온으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상 관측은 1904년 인천과 목포에서 시작되었으며,
대구에서는 1907년부터 실시되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은 이란의 루트 사막으로 2005년
70.6℃를 기록했으며, 호주의 퀸즐랜드주의 경우에도 건기에는
69.4℃까지 기온이 올라간다고 한다.
굳이 이런저런 비교를 해가며 따질 필요는 없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지역을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우리에게는 큰 심리적 위안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밖으로 뛰어나가서 더위와 맞짱을 뜨라는 뜻은 아니다.
30℃건 40℃건 수치의 차이만 있을 뿐 더운 것은 사실이니까 말이다.
휴가철을 맞아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계곡이나 바다 등을
찾아 나서거나 이미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모두 다 나름의 방식으로 이 여름을 건강하게 잘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