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나뭇가지에 무언가
길게 걸려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어놓은 것 같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보니
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두눈박이쌍살벌인 것 같다.








뒷면을 보니
분명 그들의 집이다.

일반적인 벌들의
집모양하고는 달라 보이는,
그들만의 초고층 아파트인 셈이다.






이후, 또 다른 곳.
집이 텅텅 비어있다.
모두가 어디론가 떠나 버리고 없다.

적막이 감도는 가운데
스산해진 바람만이 주인잃은 빈집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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