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대로의 색인 듯 아주 자연스럽게 물들었다.
야단스럽지 않은, 수수한 색을 보이고 있는
코스모스까지 가을의 대열에 끼어 들었고..
마치 나무의 혈액 저장창고라도 되는 듯
열매는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이별이 임박했음을 스스로 예감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그 서러움에 얼굴은 취한 듯 벌겋게 상기되어 있고...
이 뜨거운 가을 아래, 동심은 또 어떤 모습일까.
무심한 듯 하면서도 가을을 즐기는 듯한...
어쩌면 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가을과의
이별 의식을 치루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가을의 깊이 만큼 아쉬움은 더해만 간다.
물론, 내년에 또 다시 돌아올 계절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의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온 몸을 불사르듯 마지막 정염을 불태우는...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 금방이라도 불이 옮겨 붙을 태세다.
그리고 바람에 일렁이는 잎새의 몸짓은 어쩌면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의 간절한 절규이자
아우성일런지도 모른다.
가을의 죽음...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허전하고
우울하기만 하지만,
눈으로 받아들이는 가을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채 느껴보지도 못하는 사이 이 가을은
또 그렇게 다가왔다가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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