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평범해 보이는 계곡의 초입,
그러나 이 속에는 옛 선인들의 풍류가 숨어 있다.
남산계곡은 청도 화양읍 남쪽에 솟아 있는 남산(해발 870m)에서
발원해 화양읍내로 흘러드는 1.5km에 이르는 계곡이다.
군데군데 아담한 소(沼)들이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울창한 숲이 더해져
예로부터 이 고장 선비들이 즐겨 찾아왔으며, 자연을 벗삼아
한시를 읊으며 마음을 달래던 흔적들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남산 13곡이라 하여 13곳의 볼만한 곳이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하는데
지금은 정확하지 않다.
작은 폭포인 '청수대'를 지나자 계곡의 암반 위에 올려진
음용지(飮龍池)라고 쓰여진 커다란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물을 마시는 용의 모습을 닮은 웅덩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때 극심한 가뭄시 군수가 직접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 하며 일명 기우단(祈雨壇)이라고도 하는데
주민들은 이곳을 용지골이라 부르고 있다.
조선시대 때 극심한 가뭄시 군수가 직접 기우제를
지냈던 곳이라 하며 일명 기우단(祈雨壇)이라고도 하는데
주민들은 이곳을 용지골이라 부르고 있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은 대체로 완만한 편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다.
큰 바위에서 떨어져 나와 비스듬히 넘어져 있는,
백석뢰(白石瀨)라고 쓰여진 바위이다.
'흰 돌이 아름답게 펼쳐진 여울'이라는 의미이나
주위에 흰 돌이 남아있지 않아 예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봉화취암(奉和醉巖).
위쪽에 취암(醉巖)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또 하나 있다.
아들 도우엽(都宇燁)이 아버지 도필락[都必洛, 아호는 일취(一醉)]의
시에 운을 받들어 시를 읊었다고 해서 봉화취암이라 한다.
우엽은 자(子)이며 이름은 석만(錫晩)이다.
우엽은 자(子)이며 이름은 석만(錫晩)이다.
'취암아래 흐르는 천백 구비 물결 숲의 새소리 빗소리와 어우러졌네
온종일 더디게 앉아 있노라니 높은 바위에 사무치는 그리움이여'
이 바위에는 도우엽을 비롯하여 하두은(河斗銀)과 김극철(金克喆),
손종진(孫鐘震)의 시가 함께 새겨져 있다.
또 다른 바위에 새겨진 시 한 수.
길게 펼쳐진 반석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구름이 흐르듯
비단을 깔아 놓은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운금천(雲錦川).
운금천은 너럭바위 위에 흐르는 물과 큰 바위들로 이루어진
구역으로 선인들이 시를 읊으며 놀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김학연(金學鍊)의 시 1수와 사람들의 이름이 보인다.
김학연(金學鍊)의 시 1수와 사람들의 이름이 보인다.
청도의 문사(文士)들이 시회(詩會)를 열고 풍류를 즐기던 취암(醉巖).
이곳을 중심으로 위 아래 4개의 바위에 우엽의 봉화취암 시 1수와
그 외 3수, 김윤하(金允河)의 시 1수, 운금천 바위에 김학연의 시 1수 등
총 11수의 한시가 새겨져 있다.
내용은 인생사의 부침(浮沈)을 노래하였으며, 모두 오언절구(五言絶句)에
성(聲)과 정(情)을 운자(韻字)로 해서 지은 시들이다.
또한 취암에는 도광(道光)18년 무술(戊戌)이라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1838년(조선 헌종4년)에 해당된다.
송나라의 대문호인 취옹(醉翁) 구양수(歐陽脩)의 풍모를 본받는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취암에는 도광(道光)18년 무술(戊戌)이라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1838년(조선 헌종4년)에 해당된다.
송나라의 대문호인 취옹(醉翁) 구양수(歐陽脩)의 풍모를 본받는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질양석(叱羊石).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데다가 잡풀에 가려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양을 부르는 바위'라는 뜻으로 질석성양(叱石成羊)이라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 위진시대 목동 황초평(黃初平)이 도사를 만나 금화산(金華山)의
석실로 들어가 버렸다.
그의 형이 수년 동안 찾아다니다 겨우 만나 양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묻자, 산의 동쪽에 있다고 했다.
가서 보니 모두 흰 돌 뿐이었는데, 초평이 그 돌을 꾸짖으며
'일어나라'고 외치자 수 만마리의 양으로 변했다고 한다.
흰 돌이 많은 것을 두고 이렇게 부른 것이다.
흰 돌이 많은 것을 두고 이렇게 부른 것이다.
만옥대(萬玉臺).
글씨가 쓰인 바위에 흘러내리는 물줄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니라,
맞은 편 벼랑 아래 층층의 폭포에서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는
포말이 수만 개의 구슬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 것이다.
옛 선인들은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고, 오늘날 우리들은
이 계곡을 따라 오르며 하나하나 그 흔적을 찾아가기에 바쁘다.
참고/ 현장 안내판 등
참고/ 현장 안내판 등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강남, 도심속의 쉼터.. 삼릉공원(三陵公園) (8) | 2012.05.03 |
---|---|
옛 선인들의 풍류가 함께 흐르는 청도 남산계곡 - (2) (10) | 2012.04.04 |
대구 중구, 도심속의 근대문화유산 - (2) (10) | 2012.03.22 |
팔공산 자락의 초례봉과 낙타봉 (10) | 2012.02.29 |
안동 봉정사(鳳停寺)와 부속암자인 영산암(靈山庵) (8) | 2012.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