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월대보름날, 대구광역시 수성구 고모동에 위치한 팔현생태공원
금호강 둔치에는 높이 22m, 폭 14m의 달집이 마련되었다.
달집태우기 행사장 한켠에는 일찌감치 모닥불이 지펴져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행사장 주변에서는 연날리기는 물론, 제기차기 · 투호던지기 ·
굴렁쇠 굴리기 등의 전통 민속놀이가 펼쳐졌으며,
달집 앞쪽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예인예술단의 무용을 비롯하여
경기민요 · 모듬북 합주 등의 축하공연도 지켜볼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달집 둘레에는 소망을 담은 소원지로 빼곡하게 장식되고,
그 앞마당에서는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호인 고산농악이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이 행사는 고산농악보존회 주관으로 2002년에 시작되어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다고 한다.
달집 점화를 눈앞에 두고 열린 소원성취를 위한 기원제.
드디어 별집과 달집에 불이 당겨졌다.
별집은 달이 달집에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날 대구지역의 달뜨는 시각은 오후 6시 3분이었다.
불길은 점차 거세게 번져갔고, 그 연기와 파편들은
때마침 불어온 바람을 타고 주위를 흐트러 놓기도 했다.
불의 열기 너머, 흐린 하늘 속에서 달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날 보름달은 지구에서 가장 먼 원지점(遠地點)을 지나는 시기인
관계로, 올해 뜨는 보름달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은 '미니문'이라 한다.
정월대보름에 미니문이 뜨는 건 9년만에 처음이라고...
이날 달집이 태워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불의 열기 만큼이나 뜨겁고 간절한 소망 한가지 씩은 꼭 가지고 있었을 터,
부디 그들의 소망 모두가 꼭 이루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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