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지난 6월경, 산길을 가다가 직박구리 세 가족을 발견했다.

가만히 보니 두 마리의 새끼 중 한 마리의 입에는 먹이가 물려 있고, 

그 오른쪽 가지에는 어미로 보이는 듯한 직박구리 한 마리가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직박구리는 참새목 직박구리과의 한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텃새이다.

뺨에 갈색 반점이 있고 배에 무늬가 있다.

주로 나무 위에 있으며 잠자리와 감 등을 먹는다.

암수 구별이 어렵지만 함께 있으면 구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숫놈은 암놈에 비해 덩치가 크고 옷깃이 조금 밝은 편이라 한다.







그런데 주위의 기척이 느껴지자마자 어미는 

새끼들을 내팽겨치고 혼자 달아나고 말았다.  

새끼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곁에서 눈치를 보던 녀석마저 위협을 느꼈는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고 만다.

하지만 먹이를 받아 물고있는 녀석은 갑작스런 침입자에 당황했는지

자리를 피할 생각도, 먹이를 삼킬 생각도 아예 잊어버렸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니 그제서야 녀석도 위기감을 느꼈는지 

짧은 울음을 토해냈다.

그러나 그 순간, 물고 있던 먹이는 먹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버렸다. 


살금살금 녀석의 눈치를 봐가며 조금 더 가까이.. 

바로 코 앞까지 접근을 했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침입자가 더 당황할 지경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먹이를 놓친 안타까움 때문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이 불청객으로부터 구해줬으면 하는 간절함 

때문인지 애처롭게도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는 듯한 느낌이다.

슬며시 동정심이 일어난다.







그제서야 뚫어질 듯 쳐다보고 있는 불청객의 눈초리가 

의식이 되었던지 무안한 듯 살짝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해 본다.

한동안 그런 상태로 대치를 하다가 결국은 좀 더 노골적으로 

다가서자 이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은지 날개를 움직여 

훌쩍 자리를 피해 버리고 만다.


아직은 어린탓에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아마도 먹이를 놓쳐버린데 대한 분한 마음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순진해 보이는 녀석의 똘망한 눈망울이 눈에 선하다. 

괜히 미안해진다. 



관련 : 새 - 2 (직박구리)  2009/05/03






참고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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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9 23:57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spk 2012.09.21 20:55 신고  

      우연히 맞닥뜨린 상황이 녀석에게는 공포의 시간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너무나 재미있는 일이었거든요.ㅎㅎ
      살아있는 또 다른 생명에게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은
      너무나 신기하고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저 역시 시간의 무상함을 리얼하게 체험하고 있습니다.ㅎㅎ

  • BlogIcon 복돌이 2012.09.20 10:42    

    앗...절묘하게 사진에 담아 내셨네요....
    인기척에 도망간 어미새가 주위에 맴돌고 있지 않았을까요? ^^
    당연 사진만 찍고 돌아 스셨겠지만...
    녀석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으셔서 저같이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좋긴해요..^^

    • BlogIcon spk 2012.09.21 21:09 신고  

      ㅎㅎ 맞습니다. 제가 달아났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어미로서의 자신의 행동이
      미안했는지 멀지 않은 곳 가지위에 앉아 동태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조그만 새라도 결코 가벼이 볼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지요.
      즐겁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라오니스 2012.09.21 07:28 신고    

    본의 아니게 직박구리 가족을 놀래키셨군요 ... ㅎㅎ
    새끼 놔두고 .. 후다닥 날아간 직박구리는 예뻐 보이진 않네요 .. ㅋㅋ
    새끼는 긴장해서 ..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얼어붙었나 봅니다..
    먹이 아까워서 어쩌누 .. 다시 가족이 모여서 ..
    새끼들이 밥 잘먹고 쑥쑥 잘 크길 바랍니다... ^^

    • BlogIcon spk 2012.09.21 21:16 신고  

      ㅎㅎ 글쎄말입니다. 제가 워낙 호기심이 많아서 말이죠.^^
      그냥 친해보려고 한건데, 녀석들이 제 마음을 몰라준 것 같습니다.ㅎㅎ
      그런데 이상하게도 먹이를 놓친 어린 녀석의 표정이 마치 사람의 얼굴처럼
      느껴지더라는... 어찌나 귀엽던지요.ㅎㅎ
      그날을 계기로 가족애는 더 단단해져 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 BlogIcon 드래곤포토 2012.09.21 10:09 신고    

    직박구리 가족을 잠시 공포로 몰아갔군요. ㅋㅋ
    사진찍는 사람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지요
    즐감하고 갑니다. ^^

    • BlogIcon spk 2012.09.21 21:19 신고  

      새 자체만으로도 좋은 소재거리인데다가 이야기가 있으니 더 좋겠다 싶더군요.^^
      물론 녀석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말이죠.ㅎㅎ 감사합니다~~^^

  • BlogIcon mark 2012.10.04 10:43    

    짝을 찾고 있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