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절리가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저 멀리 슬도의 등대가 보인다.
대왕암을 지나면서부터 주상절리의 풍경은 고즈넉하게 바뀌어진다.
과개안(너븐개), 몽돌이 있는 해변으로 순 우리말로는 '너븐개'라 하며,
1960년대까지 동해의 포경선들이 고래를 이곳으로 몰아 포획했다고 한다.
왼쪽은 고동섬.
느린 걸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산책의 종착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방어진항과 슬도와 만나게 된다.
길가에는 사철채송화가 피어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으며
좀 더 천천히 쉬어가길 권한다.
여기는 원래 그렇게 걸어야만 하는 곳이라고...
조그만 마을을 지난 울산 동구 방어진항의 끝에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슬도(瑟島)가 무인등대를 등에 업고 있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반구대 암각화 중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새끼 업은
고래'를 표현한 조형물과 거문고를 형상해서 만들었다는 슬도교를 건너야만 한다.
울산은 고래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 슬도의 작은 바위섬은 돌맛조개라는 석공(石工)조개가 판 걸로 추정되는
1백만개가 넘는 크고 작은 구멍으로 이루어졌다.
파도가 이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슬도라 했는데, 이를
슬도명파(瑟島鳴波)라 하여 과거 조상들이 방어진 12경 가운데 제2경으로 꼽았다.
이곳은 20년 전만 해도 배를 타야만 오갈 수 있었지만, 1989년 해양항만청에서
방파제를 놓아 지금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도시 디자인 기법 중 하나인 소리풍경 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슬도의 노래' 모음집 중에서
슬도라는 이름에 걸맞는 거문고 연주곡이 감지센서에 의해 흘러 나온다.
그 음악이 파도소리와 어울려 좀 더 정감있는 분위기로 다가온다.
하얀색 신등대 오른쪽으로는
빨간색의 구 등대가 역시 긴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다.
방파제 한 쪽에서는 해녀들이 물질 중이고...
이들이 직접 잡은 소라, 굴, 멍게 등의 해산물은 싱싱함 그대로
포구에서 맛볼 수 있다.
이곳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방어'라는 등 푸른 생선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지는 방어진항.
특히 일제시대에는 어업전진기지로 사용되면서 청어, 정어리, 고래 등의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크게 번성했었다고 한다.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는 방어진 회센터.
윗쪽 일산해수욕장을 지나면서 산책을 시작, 해변산책로를 따라
이곳 방어진항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시원한 바다와 높이 10m에 이르는 송림숲, 그리고 화강암의
주상절리 등으로 지루할 틈이 없었던 대왕암공원의 산책길...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산책코스가 너무 짧다는 것이라고나 할까.
참고/ 현장 안내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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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5 21:32
비밀댓글입니다
산책코스로는 좋은데 너무 짧아서...^^;;;
하지만 그냥 천천히 걸으면서 상념에 잠겨보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아주 오래전이지만 대왕암에는 가본 것 같은데 방어진은 처음이었네요.
모르긴 해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이번 주말도 행복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울산하면 고래가 먼저 생각이 납니다...
고래고기도 먹어보고 싶구요.. 어떤맛일지 궁금해집니다... ㅎㅎ
방어진 .. 귀로는 익숙한 곳인데.. 이렇게 만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방어도 맛있는데... ㅋㅋ..
산책로가 짧아도 .. 아기자기함이 있는것이 오감이 지루할 틈이 없겠습니다..
슬도명파 .. 어떤 소리일지.. 마구 상상을 해봅니다...
사철채송화는 많이 봤는데.. 드디어 이름을 알아갑니다. ㅎㅎ
그래서 울산에서는 고래축제는 물론이고, 고래여행선을 타고
고래를 만나보는 체험프로그램도 있다고 하지요.
미식가이신데 뭐가 맛이 없겠습니까. 당연히 고래고기도 좋아하시겠지요.ㅎㅎ
말씀대로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슬도명파는 직접 들어보셔야...ㅎㅎ
바위가 독특한 색감을 보여주네요
spk님의 멋진사진에 흠뻑빠졌다 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
특히 쪼개지듯 갈라진 바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곁에 바다가 있으니 더 좋던데요.ㅎㅎ
항상 감사드립니다. 멋진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보니 방어진에 가본지가 한 10년은 지난듯 하네요~~
저 어릴적에 울산이 공업화 되기전에 공장하나도 없던
그 깨끗하고 좋은 바닷가가 떠오르네요~~ ^^
다녀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그러셨군요. 그때는 정말 볼만했었겠는데요.^^
지금은 곳곳에 공장 크레인이 높이 솟아있어 경관이 반감되는 느낌이더군요.;;
더 옛날, 목장이었던 그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면 더 좋았을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