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의 막바지에 접어든 어느날, 이곳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꼭꼭 닫아 두었던 창문을 여니 축복이라도 내리는 양
하얀 눈송이가 하늘을 조용히 뒤덮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첫눈부터 먼저 떠올린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그제서야 겨울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눈이란 참 묘한 위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와서 무슨 특별한 감정이라도 있겠습니까만
잠시나마 어릴적 감성에 젖게 합니다.
누구나가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을법한 추억 한 토막...
푹신하게 내린 눈은 춥다못해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었지요.
그 속에서 맘껏 뒹굴고 뛰어 놀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점점 가물해져 가는 그 오랜 기억들을 이 눈으로 인해
다시금 새롭게 되돌려 놓은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단절되었던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연결된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현실에 발을 담그는 순간, 그 느낌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뒤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저분함과 빙판길....
눈 앞에 닥친 현실이 생활에 불편함을 먼저 생각하게 한 것이지요.
어쩔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또한 마음의 여유가 부재한 때문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바라보면 눈이 주는 동화적이고도 낭만적인 메시지를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현실속의 눈이라도 또 다른
새로운 기억으로 머리속에 자리할 것이란 것입니다.
추억이란 어느 한 시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만들어지며
그 위로 쌓여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 겨울... 아니, 올 한해에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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