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몸을 맡기며 소리없이 흩날리는...
눈, 눈이다.
그러나 땅바닥에 내려앉은 눈은 차라리 밀가루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아주 적은 양이다.
또 다른 날에 일어나본 새벽의 풍경,
누군가가 간밤에 다녀간 범인의 흔적이라도 잡아내려는 듯
밀가루 세례를 퍼부어 놓고 있었다.
눈은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며
오가는 이들의 행동을 감시하기도 한다.
눈이 내림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겨울...
밤사이에 마치 차들이 하얀 종이로 종이접기라도 한 듯
미니어처 마냥 흰 눈 위에 살포시 놓여 있었다.
뭐니 뭐니해도 겨울에는 눈이 있어야 제맛이다.
비록 겨우 땅을 가릴 정도의 적은 양이지만,
풍성하게 내리는 눈송이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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