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어둠의 끝자락을 붙잡고 희뿌연 물안개가 밀려든다.
아직 잠결인 듯 몽롱하게...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비틀거리며 날아 오른다. 








대지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커다란 무쇠솥인 듯 담긴 물은 끓으며 하얀 수증기를 토해낸다.








대단히 화려하고 큰 규모는 아니지만,
보이는 그대로 따뜻하리라는 착각에
풍덩 뛰어 들고만 싶은...








공기는 어쩔 수 없이 차가워도,
바라보는 이 순간만큼은 따뜻함 그 자체이다.








                              춤추듯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작은 물안개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곳은 색다른 풍경이 되어 있다.








한가로운 몇 척의 배들 만이
취한 듯 그 풍경을 지켜보고...








                              그냥 그대로 이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저 뜨거움에 혹여 몸이라도 데일까 봐, 
                              아니면, 저 속으로 들고나면 행여나 길이라도 잃어버릴까 봐...








호수에서 피어오른 물안개에 시선을 붙잡혀
잠시 서서 바라보면서,
순간이나마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렸던
지난 어느 초겨울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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