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




지난 7월의 어느날, 산길을 가다가 무심결에 눈길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물에 젖은 듯 온 몸이 헝클어진 조그마한 새 한 마리가 

초록색이 감도는 둥그런 두 눈을 껌뻑거리며 올려다 보고 있었다.

보기에는 올빼미나 부엉이인 것 같은데, 아마도 당일 새벽에 

지나간 태풍의 영향으로 둥지에서 떨어져버린 것이 아닌가 추측되었다.







산 속에 그대로 두고 오려다 마음에 걸려서 일단 데리고 내려왔다.

무엇보다도 먼저 먹이가 급할 것 같아 전화로 동물병원에 문의하니 

지렁이를 주면 된다고 해서 가까운 곳의 땅을 파 봤다.

다행히 지렁이 몇 마리가 순순히 나와주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작은 녀석으로 골라 입에 넣어주었는데도 

어미를 떠난 불안감 때문인지 부리를 흔들어 내쳐 버린다.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에 몇 번을 연거푸 시도하자  

이제는 아예 귀찮다는 듯 몸을 뒤로 돌려 외면해 버린다.


올빼미든 부엉이든 둘 다 천연기념물이라 그대로 키울 수는 없을 것 같고... 

아무래도 동물보호소로 데려다 줘야 할 것만 같았다. 

덕분에 그날 밤은 녀석의 끊이지 않은 울음소리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 동물보호소로 연락을 하니 제휴 병원이라는 곳을 알려주면서 

그곳으로 보내 달라고 한다.

고작 하룻밤을 보냈을 뿐인데도 그새 정이 들었는지 

막상 보내려고 하니 서운하기만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그런데 병원에서 보더니 이 녀석은 올빼미도 부엉이도 아닌 소쩍새라고 알려준다.

소쩍새 역시 천연기념물에 해당된다.

이곳에서 검진을 거친 후 보호소을 거쳐 다시 자연으로 돌려 보낼 것이라 하니, 

그저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 줄 것으로 믿고 병원문을 나섰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산 속을 활기차게 누비고 다닐런지도 모른다.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소쩍'하고 들리면 그 해는 흉년이 들고,

'소쩍다'로 들리면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참고/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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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
  • 2012.10.04 14:17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spk 2012.10.04 19:49 신고  

      사실 녀석을 발견하면서 두 번 놀랐지요.;;
      처음 보는 새여서 한 번, 다소 초췌해진 몰골에 또 한 번...^^;;
      하지만 녀석의 눈동자 만큼은 너무나 또렷하여 뭔지모를 흡인력까지 느껴지더군요.
      아마도 어려운 입장에 처한 이 녀석을 구원해 주라는
      어떤 암시가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 BlogIcon 복돌이 2012.10.05 10:34    

    오옷...저도 부엉이 종류 인줄 알았어요..사진 딱 보고는요...
    아~~ 소쩍새도 요렇게 생긴녀석이군요..^^

    그나저나 좋은일 하셨네요...
    아무래도 하루밤 잠을 못주무신 정(!?)이 많이 들으셨을듯 하네요...^^

    • BlogIcon spk 2012.10.05 20:28 신고  

      일단 눈이 커다란 동물 중에서 부엉이부터 먼저 생각나더라구요.
      저 역시 소쩍새도 이렇게 눈이 큰지는 몰랐습니다.ㅎㅎ
      알고보니 부엉이는 머리에 귀모양으로 튀어나와 있다고 하네요.^^
      제가 정이 좀 많은 것 같습니다.ㅎㅎ

  • BlogIcon 드래곤포토 2012.10.05 15:24 신고    

    소쩍새가 우째 물에 젖어서그런지 고슴도치하고 비슷해졌네요
    덕분에 귀한 새와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spk 2012.10.05 20:34 신고  

      ㅎㅎ 그런가요?^^
      어린 녀석인데다가 몸이 젖어 더 측은하게 보였습니다.
      목욕이라도 시켜주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 BlogIcon 라오니스 2012.10.06 03:17 신고    

    제비 다리를 고쳐 준 흥부가 생각났습니다..
    소쩍새가 박씨를 물어다 줄 것 만 같습니다... ^^
    소쩍새 전설도 들어봤고.. 소쩍새라는 이름도 낯이 익은대..
    진짜 새의 모습은 처음 봅니다...
    녀석의 표정에 불안함이 남아 있는대...
    잘 자라서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 BlogIcon spk 2012.10.18 21:02 신고  

      ㅎㅎ 나름 정성을 쏟았는데 말입니다.^^
      혹시나 강남에 갈일이 생긴다면 박씨하나 정도는
      물어다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ㅎㅎ

      홀로 떨어져 있으니 당연히 불안하겠지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발견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어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나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