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제방 앞,
무리를 지어 넓은 물 위를 차지한 큰기러기.
수면위를 날아 주위를 한 바퀴 배회하고 난 후
서서히 제 자리로 안착하고 있다.
기러기나 오리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는 맨앞에 위치하지만,
장거리 비행시 리더가 지치면 경험많고 힘센순으로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비행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이 지난 10월 17일,
이곳 우포 따오기복원센터로 입식하여 적응중이라는데,
머지않아 이곳을 터전으로 멋지게 비상하는 따오기의 모습도
볼 수 있을 테지...
마냥 물위에서 노는 것이 따분해져서일까.
두 무리가 날아올라 서로 교행하고 있다.
아마 보이진 않지만, 서로 다정한 눈인사 정도는 주고 받았으리라.
가끔씩 이 정도의 무리들이 그룹을 이루어
하늘을 한바퀴 빙 돌기만 할 뿐,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간다.
그러나 해가 뉘엿해져도 대규모의 비상은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다.
마음이 점점 초조해진다.
어느새 주위는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햇빛을 등진 그들의 몸짓이 아름답다.
서서히 해가 기울어져 긴 그림자를 드리우더니
급기야 수면위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물새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끝내 볼 수 없었다.
빛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도 이에 아랑곳 않고
무자맥질이 계속되는 이곳 우포는 끝내 잠들지 않았다.
우리가 떠나고 난 후, 그 언제까지라도
그들의 일상은 이렇게 계속 반복될 것이다.
- 큰 맘먹고 네 개의 늪을 다 돌아 보았다.
초기에 쪽지벌에서 길을 헤메는 바람에 제법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쪽지벌의 토평천에는 곧바로 맞은 편으로 건너가는 길이 없다는 것,
그래서 결국은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했다는 것.)
그만큼 에너지도 소비되고 한 바퀴 다 돌아 볼 때 쯤엔
거의 탈진직전 까지 이르렀다는 것...
허긴, 애당초 사전정보도 없었고,
그렇다고 차로 이동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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