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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서 작은주홍부전나비의 몸짓도 둔해졌다.
모두가 경쟁적으로 알록달록한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지금,
장미는 여전히 식지않은 정열을 자랑하고 있고,
화살나무도 붉게 물든 열매를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그 틈바구니 사이로 피어난 담백하고도 연한 색깔의 꽃은
상대적으로 계절을 잊은 듯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다.
짧은 가을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는 바람에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잎들...
거기에다 가을비까지 겹쳐 계절의 변화를 재촉한다.
쫒기는 와중에도 무엇이 그리 아쉬운지 흐르는 시간을 부여잡고 있는 나뭇잎 하나,
하지만 이 또한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말 하나의 시각적인 흔적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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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든 작든, 그 어디에 있든... 예외는 없다.
어떻게 알았는지 이곳까지 찾아온 가을이다.
울긋불긋 고운 옷을 입고서
단풍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왔다.
가을이 내려 앉은 연못.
현란한 색으로 어지럽다.
오랫동안 물 위로 몸을 드리우고 있자니 지루해진 탓일까.
살랑거리는 바람을 핑계로 슬며시 몸을 흔들어 본다.
가을이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이러한 풍경에 시선을 두는 순간
그 자신 또한 가을이 된다.
소리없이 찾아온 가을,
들리지는 않지만 현란한 색깔 만큼이나
소란스러울 것 같다.
...............................................................................................................................................................................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주위가 온통 환한 색깔들로 가득한 것으로 보아
가을은 이미 이만큼 가까이 와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 가까이 다가온 만큼 이별의 시간 또한
그다지 길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강렬한 느낌으로 찾아온 가을이다.
그 유혹은 사람들을 자연 속으로 이끌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연이 된다.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그들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인런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렇듯 인간은 자연을 그리워하고 필요로 하고 있지만,
자연 또한 그러할런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이기만 한 것이 바로 우리들
인간인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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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화려한가?
앞 다투어 잎을 물들이는 찬란한 색의 향연.
이제 시작일 뿐,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아직...
깊어가는 가을...
하늘속에 빠지다.
저 머나먼 곳에서 힘겹게 흘러 흘러왔는데...
정녕 이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단 말인가?
평범한 시각으로 바라본 일상속의 사진 나부랭이 / 작품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저 '시간을 기록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셔터를 눌러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