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청도천 둔치에서는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매년 열리는 행사이지만 특히 올해에는 도주 줄다리기전승보존회가 2년마다
재현해오고 있는 도주 줄다리기도 함께 선보였다.
도주(道州)는 청도의 옛(고려시대) 이름이다.
줄다리기 행사장 너머로는 꽁지머리 모양을 한 큰달집과 아기달집이
나란히 서서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도주줄다리기는 고대사회로부터 행해진 민속놀이로 추정되나 문헌상으로는
18세기 도주줄, 19세기 영남줄, 20세기 초반 읍내줄, 83년부터는 화양줄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출처)
도주줄다리기는 마을의 단합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지역단위로 구성되어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서 진행되는데, 서군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래서 동군이 이기더라도 중간에 줄을 놓아버려 서군이 이기게 한다고...
결국 최소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사로 치뤄질 뿐, 진정한
승부를 가리는 경기는 아니라는 말이 되겠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모습은 평범한 수준을 넘어선다.
도주 줄다리기는 3만여단의 볏짚과 새끼 30타래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원줄은 지름 0.5m에 길이 100m, 가닥줄은 80m짜리 80여 가닥으로 제작된
대형 줄이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서 잠시 으샤으샤 하더니 예상대로 승부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이긴 서군은 상여를 메고 동군은 그 뒤를 따르면서 곡을 하는 전통이 재현된 것이다.
한쪽에서는 줄다리기에 사용된 줄을 잘라 가져가고...
이긴 쪽의 줄은 재앙을 막아주고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상여는 행사장을 한바퀴 천천히 돌아 나온다.
그 사이 상여 앞쪽에 쳐 놓은 새끼줄에는 지폐가 잔뜩 꽂혀져 있었다.
모두가 인근에 서 있던 사람들이 꽂아 둔 것으로, 이 역시 액을 몰아내고
복을 부르는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에 다름 아닐 터...
큰달집 둘레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소원지가 매달려 있다.
이 소원지는 달집과 함께 태워져서 소원 성취를 기원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다 이 달집은 높이 20m, 폭 15m의 규모로 솔가지 250t과 지주목 100여개가
들어가는 등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소원지 하나하나 마다에 담겨있을 소원, 소원들...
모두 다 이루어지기를 빌어본다.
가는 눈발이 흩날리는 차가운 날씨, 다소 스산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4호인 차산농악 공연은 모두를 흥겹게 만든다.
한쪽 무대 위에서는 민속공연이 이어지면서
청도천 둔치는 점차 사람들로 채워져 가고...
▶ 댓글은 2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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