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나 오리류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리더는 맨앞에 위치하지만,
장거리 비행시 리더가 지치면 경험많고 힘센순으로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비행을 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이 지난 10월 17일,
이곳 우포 따오기복원센터로 입식하여 적응중이라는데,
머지않아 이곳을 터전으로 멋지게 비상하는 따오기의 모습도
볼 수 있을 테지...
마냥 물위에서 노는 것이 따분해져서일까.
두 무리가 날아올라 서로 교행하고 있다.
아마 보이진 않지만, 서로 다정한 눈인사 정도는 주고 받았으리라.
가끔씩 이 정도의 무리들이 그룹을 이루어
하늘을 한바퀴 빙 돌기만 할 뿐,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간다.
그러나 해가 뉘엿해져도 대규모의 비상은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다.
마음이 점점 초조해진다.
어느새 주위는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햇빛을 등진 그들의 몸짓이 아름답다.
서서히 해가 기울어져 긴 그림자를 드리우더니
급기야 수면위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물새들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역동적인 춤사위는 끝내 볼 수 없었다.
빛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도 이에 아랑곳 않고
무자맥질이 계속되는 이곳 우포는 끝내 잠들지 않았다.
우리가 떠나고 난 후, 그 언제까지라도
그들의 일상은 이렇게 계속 반복될 것이다.
- 큰 맘먹고 네 개의 늪을 다 돌아 보았다.
초기에 쪽지벌에서 길을 헤메는 바람에 제법 시간을 허비해버렸다.
(쪽지벌의 토평천에는 곧바로 맞은 편으로 건너가는 길이 없다는 것,
그래서 결국은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했다는 것.)
그만큼 에너지도 소비되고 한 바퀴 다 돌아 볼 때 쯤엔
거의 탈진직전 까지 이르렀다는 것...
허긴, 애당초 사전정보도 없었고,
그렇다고 차로 이동할 생각은 더더욱 없었으니까...
■ 2코스 (왕복 3시간 소요) / 세진주차장 - 대대둑 - 배수장 - 토평천 - 사지포늪. 우포늪 사이 둑길.
억새밭과 겨울철새, 버들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 3코스 (왕복 2시간 소요) /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 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장재마을에 하차해
늪을 따라 들어온다.
초입에서 길의 오른쪽에 우거진 왕버들 군락과 가시연 군락(7~10월),
소목마을의 나루터도 볼 수 있는데, 주민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곳이다.
■ 4코스 (왕복 2시간 소요) / 창녕읍에서 이방, 대지방면 마을버스를 타고
우만마을에서 하차해 들길을 따라 가다 가마골마을 앞에서 수로를 따라 들어간다.
늪의 역사와 형성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코스이다.
■ 일주코스 (왕복 4시간 소요) / 우포늪의 전체를 볼 수 있으며
세진주차장에서 우포늪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쪽지벌, 목포늪, 우만마을,
장재마을, 소목마을, 주매마을, 대대둑을 돌아 오는 마스터 생태감상이다.
이들의 또 다른 대형(隊形)이다.
하늘을 나를때의 모습과 같다.
희안하게도 자기위치를 미리 정해놓은듯
그렇게 잘도 맞춰간다.
어찌보면 맨 위의 모습은 여유롭게,
그리고 바로 위의 모습은 다소 공격적으로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여러새들이 V자 대형으로 다니는 이유는
매나 독수리같은 새들의 공격에 대비해
몸집이 커보이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하며,
앞에 있는 새로부터 양력(위로 뜨는 힘)을
받아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단다.
이미 과학이란걸 궤뚫고 있는
그들의 생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결코 만만하게만 볼 놈들이 아닌것 같다. 절대로...
백로는 새하얀 색깔때문인지
아니면 아주 많은 개체가 아니어서인지
어느곳에 있더라도 눈에 쏙 들어온다.
중대백로.
한동안 그렇게 움직임이 없기에 접근을 시도했으나
이내 눈치채고 황급히 자리를 피해버리는 중대백로.
그 발밑으로 보이는 외따로 떨어진 미운기러기새끼는
마냥 유유자적이다.
어찌보면 그를 향해 달려드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는 데도 말이다.
길을 걷다보면
구석구석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푸드덕하고 날아오른다.
당연하게도 새들이 먼저 놀라 달아나는 것인데
오히려 불청객이 더 놀라고 만다.
돌발상황에 놀라 멈칫거리다 보면 그들은 어느새
저 멀리 시야에서 멀어져 있고...
구석마다 이놈들은 빠지지 않는다.
어딜봐도 이넘들이다.
큰기러기.
우포의 동쪽에 위치한 사지포(모래벌).
다른 곳과는 달리 늪 가장자리에
말라버린 연(蓮)줄기가 보인다.
이곳 네 개의 늪 중에서 가장 색다른 풍경이다.
마치 추수를 앞둔 가을의 들판같다.
네 개의 늪 모두가 모래나 뻘이 있지만
사지포늪은 모래가 많이 있어서
'모래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얼핏보면 백로만 있는 한적한 곳 같지만 클릭해서 보면
이 곳도 결코 아주 조용한 곳만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우포의 동쪽 늪지대.
늪의 바닥에는 죽은 식물들이 쌓여있어,
흔히 생각하는 늪처럼 발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마침내 종착지에 근접했다.
대대제방에 올라서자 큰기러기로 보이는 새들의 무리가
한 눈에 들어왔다.
모과나무 열매를 대하면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못생긴 열매에 놀라고, 달콤한 향기에 놀라고, 그리고 또, 떫은 맛에 놀란다는...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하는 이 모과는 기침에 좋다고 한다.
흔한 텃새인 딱새.
전선위에 앉아 주위를 살피다.
쑥부쟁이, 해국, 개미취... 모두가 비슷해 보인다.
그 중에서도 모양새로 보아 쑥부쟁이류와 가장 가까운 것 같다.
단단하고 질이 좋은 목재로 쓰이며, 오래사는 나무이기도 한 은행나무.
잎 사이로 얼굴을 내민 이 은행의 열매는 과육성분의 외피안에
단단한 껍질을 지닌 백과가 들어 있다.
노란색의 외피는 고약한 악취를 풍기며,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킨다.
그리고 백과 안에 있는 씨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익혀서 먹는다.
흰색의 토끼풀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붉은토끼풀.
토끼풀은 유럽에서 건너 온 귀화식물로, 원래는 가축에게 줄 사료로 들여왔다고 한다.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노박덩굴과의 낙엽활엽 덩굴나무인 노박덩굴.
산과 들의 숲속에서 5~6월에 핀다.
봄에 어린 잎을 나물로 먹고 종자는 기름을 짜며 나무껍질로는 섬유를 뽑는다.
가까이 다가갈 기회를 좀처럼 주지않는 새에게 오늘은 눈길을 줘 보기로 했다. 새를 쫒아 다닐 수는 없어 한참을 산 속에서 기다린 결과, 한 마리의 새가 주위의 나뭇가지에 푸드덕 내려 앉았다. 주위의 우거진 나뭇가지에 가려 모습이 보이지 않아 조심스럽게 몸을 이동하자 그 사이로 겨우 얼굴이... 일정한 패턴으로 연거푸 울어대는 텃새인 직박구리 한 마리.
강 건너 불구경? 오른쪽 두 마리가 눈을 부라리며 입이 찢어질듯 고성을 지르며 서로 싸우는 듯한 표정이지만 왼쪽의 한 마리는 멀찌감치 떨어져 나 몰라라 아주 무관심해 보인다.
- 밖이 소란스러워 나가봤다. 아직 어려 독립하지 못한 어린 새들이 창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잠시후 어미인듯한 새 한마리가 날아들더니 순식간에 어린 새끼들 입속으로 먹이를 물려주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러기를 몇차례 반복한 후 모두들 시야에서 벗어나 버렸다 - 아마 이들의 다툼은 먹이를 서로 차지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 아닌가 싶다. 정확한 원인은 이들에게 물어봐야...
가까이 더 가까이 ...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세마리 모두 다정하게 몸을 밀착시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모두가 한 가족이기에 이제부터는 서로 다툼이 없을 것이다. 마치 사이좋게 재밋는 이야기를 나누는 듯하다.
그나 저나 엄마는 언제쯤 돌아올까? 먹이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이 귀엽고도 재미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