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에서의 조용한 일몰이다.
그러나 태양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자
몸을 감싸고 있던 공기도 함께 싸늘하게 내려앉는다.
가늘게 일렁이는 수면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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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태양이 고개를 내밀지는 않았지만, 저 붉은 기운 뒤에 숨어있을
뜨거운 그 어떤 존재감이 느껴져 온다.
하늘의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드러난다.
순간, 그 붉은 덩어리는 가슴속으로 들어와 뜨겁게 고동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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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한낮의 창백함은 사라지고, 점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변해간다.
물론 바라보는 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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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과 연결되는 세연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매번 다른 얼굴로 다가올... 비록 그 중에 하나의 모습이라도
이렇게 지켜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붉게 달구어진 구름만이 흔적으로 남는다.
아마 이 시각, 또 다른 곳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떠오르고 있을 터...
태양을 대신해서 전기불이 하나 둘 그 공간을 채우기 시작하고,
바다 또한 서서히 잠을 청하듯 숨을 죽인다.
제주도의 밤은 그렇게 조용히 깊어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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